표준의 이름 정하기
언어의 이름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표준화 과정의 시작 단계부터 분명했다. Netscape가 처음에 지은 이름인 'LiveScript'는 Sun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JavaScript'로 변경되었다. Sun은 'JavaScript'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고 Netscape가 그 상표를 사용하도록 허용해 주었다. Sun은 Netscape의 스크립팅 언어에 대한 표준화 노력을 지지했지만, 동시에 자바 관련 상표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었다. Sun이 'JavaScript'라는 상표를 표준 조직이 사용하도록 내어줄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TC39의 첫번째 회의의 참석자들은 Sun에게 'JavaScript'라는 이름을 기증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더 적당한 이름을 찾을 때까지 'ECMAScript'라는 이름을 임시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Scott Wiltamuth는 이름에 대한 제안을 수집하고 그들의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맡았다.
Wiltamuth [1997j]는 16개의 잠재적으로 가능한 이름과, 기존에 존재하는 상표나 중복으로 인해 사용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 14개의 이름 목록을 제시했다. 간단한 투표를 통해 가장 유력한 후보 이름으로 LiveScript, ScriptJ, EZScript, Xpresso/Expresso/Espresso가 선정되었다. Netscape와 Sun의 대표단은 LiveScript와 JavaScript의 사용 가능성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동안 'ECMAScript'라는 이름은 명세 초안에서 계속 사용되었다.
Sun은 Ecma에 'JavaScript' 상표를 사용 허가하지 않겠다고 확정했다[TC39 1997f]. Netscape는 표준에 LiveScript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법적인 이의1가 없다고 밝혔다.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TC39는 Netscape와 협력하여 LiveScript의 권리를 확보하고 Ecma가 상표 등록에 대해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ECMAScript라는 이름은 Netscape로부터 서면 확인을 받을 때까지 명세 초안에서 계속 사용될 예정이었다.
Ecma 총회에 제출된 표준 초안은 여전히 언어의 이름으로 ECMAScript를 사용했다. 총회에서는[Ecma International 1997] 상표 등록된 이름을 표준의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표준의 목적은 표준을 구현하는 모든 회사를 동등한 선상에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Netscape가 LiveScript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Ecma에 이전해줄 의사가 없다고 결정함에 따라 LiveScript를 언어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은 배제되었다. 총회는 임시 이름인 'ECMAScript'로 표준을 승인하고 TC39에게 9월까지 이름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이름 문제는 7월의 TC39 [1997g] 회의에서 논의되었다. Scott Wiltamuth는 'RDScript'2라는 이름을 제안했고, Carl Cargill은 'ECMAScript'를 영구적인 이름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어떤 이름이 진짜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아마도 명세서의 Ecma 문서 번호인 'ECMA-262'가 이름으로 충분할 것으로 보였다. 결국 7월 회의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9월 TC39 [1997h]는 언어 이름으로 'ECMAScript'를 사용하여 표준을 출판하기로 합의했다.
몇 달 후, 미국의 국가 표준 기구인 ANSI는 ECMA-262를 ISO 표준으로 승인하는 투표에서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TC39 1998e]. "이 언어의 어떤 구현체건 ECMAScript라고 불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표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어떤 언어 엔진이 표준을 지원하는지에 대한 혼란을 야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예측은 대체로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대체로 사람들은 브라우저에서 구현된 이 언어를 지칭하는 데에 "Javascript"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했고 그 이름은 HTML의 <script>요소 명세에도 명시되어 있다. Brendan Eich [2006b]는 나중에 이러한 이름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ECMAScript는 피부병 이름처럼 들리고, 한번도 선호된 적 없는 상표명이었다."